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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단은.. 

설계가 싫었다.. 그것도 죽도록 싫었다.. 나랑은 너무 안 맞았다..


설계 다음 날 있던 건축기본교양 중 하나인 김왕직 교수님의 '한국건축사 개론'


(내 인생을 바꾼 첫 전통건축 교제)


재미있었다.


돌이켜보면 안동이 고향인 나는.. 

초등학교와 중학교 당시 주된 소풍장소로 '하회마을', '도산서원' 등지가 선택되었고.. 

갈 때마다 재미없는 곳이라며 투덜거렸다. 

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. 

이런 오래된 집을 왜 보러와야 하는건지 이해를 못하던 나의 어린 시절이. ㅋ


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수강신청한 '한국건축사 개론' 

이름부터가 '한국건축'로 인해 뭔가 고리타분하다는 느낌을 떨쳐낼 수 없었다. 


몇 주 동안은 교수님께서 출판하신 '알기쉬운 한국건축 용어사전'으로 부재명칭과 기본적인 구조 등을 배웠다. 


재미있었다. 

단순히 부재명칭과 구조만을 설명해 주시는 것이 아니라, 

이런 부재는 왜 발생하게 되었는지, 어떤 과정을 거쳐 이렇게 모양이 바뀌게 되었는지, 

문양은 어느 나라에서 발생되어 각 나라를 거쳐 오며 우리 나라에서는 어떻게 지금과 같은 문양으로 바뀌었는지. 

인문학과 철학, 종교학 등을 한국건축과 버무리신 후 중간중간 교수님만의 개그로 양념을 치시면서 수업을 하셨다.


정말 재미있었다. 


바로 용어집을 사서 경복궁과 안동 봉정사를  갔다. 

책과 비교해 가며 부재명칭을 공부했다. 

즐거웠다. 


건축설계(정확히는 1학년 때 건축설계조형) 수업에서 지친 몸을

한국건축사 개론 수업 때 (오바해서 표현하자면) 힐링하고는 했다. 


열심히 공부했다. 

A+ 를 받았다. (현대건축 관련 타 과목들은 개판... 아마 한건사가 유일한 A+ 이었나...)

좋았다.

한국건축을 더 열심히 공부하고 싶어졌다. 

근데 방법을 몰랐다. 

한국건축과 관련된 대학원 세부전공이 있는 것 조차 몰랐다. 


방학이 다가 올 무렵 교수님 연구실 복도에 "명지대학교 부설 한국건축문화연구소 연구보조원 모집" 이란 

공고를 보았다. 


이때다.. 

내가 되돌아 갈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 것이...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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